죽은 이의 마지막 흔적을 지운다. 특수 청소 전문가, 김새별
고독사, 자살, 범죄현장의 시신이 수습된 후 그곳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
말 그대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청소가 아님 보통 시신이 바로 발견되지 않고 사후 3일에서 길게는 석 달 만에 발견되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현장에 악취도 있고 세균도 많아서 청소 전문가가 가서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특수 청소를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10년이 좀 넘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래 장례지도사로서 장례식장에서 근무했던 새별 씨
장례를 치르시던,돌아가신 분 따님의 부탁을 들어드리게 됐죠아 돌아가신 분의 유품을 정리를 해달라고요? 본인이 출근했을 때 아버지가 각혈을 하시고 돌아가셨는데 장례를 치르 고집 안을 정리하려고 하니 너무 마음이 아픈 거예요 아버지가 아픈데도 돈을 벌려고 출근했다는 게너무 속이 상한 거예요 직접 혈흔을 청소를 하고 짐을 정리한다는 게 너무 힘드니까 시신에 대한 경험이 있는 장례지도사에게 부탁을 하게 된 거죠 그게 계기가 되어서 오늘날 청소업체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하실 때 두렵거나 망설여 지진 않으셨나요? 그렇진 않았어요 왜 그랬냐면 장례지도사 시절에 직접 현장에 가 서시 신을 수습해오거든요. 장례지도사 시절 많은 변사를 접해야 했기에 그런 부분은 거리낌은 없었어요.
특수 청소 의뢰는 어떤 방식으로 받으시나요? 보통 유족들이나 집주인의 의뢰로 답사 후 작업이 진행된다.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특수 청소 비용=폐기물 처리비+인건비+소독비
열 평 정도 되는 집 청소를 하면 200~250만 원 정도
그 정도 규모 청소의 소요 시간은? 7~8시간
소독 및 방역복 착용 현장 진입 묵념 후 작업 시작모든 짐 비닐 포장 후 반출 그렇게 외부로 나가는 악취를 최소화하죠 에어컨을 틀기 때문에 문을 닫고생 활한 여름과 달리 창문을 열 고지 내는 봄과 가을 냄새들이 다 나가죠 그러면 동네에서 난리가 나요 아무리 조심해도 소금 맞는 거죠.
청소를 하고 나면 몸에 냄새가 밴다던데? 귓속까지 냄새가 나니까요 근데 그런 냄새가 힘든 것보다 주변 사람들의 냉랭한 태도 가제일 힘들어요 극한의 작업 환경보다 더 힘든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들
내 직업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경험? 병원 응급차 운전한다고 한 적은 있다. 아무래도 좋지는 않거든요 시선이 보통 못 배우고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 한다고 생각해서 빌어먹더라도 그런 건 하지 말라고 하는 분들이 더러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현장이 있다면?
10년 전쯤에... 어머니를 존속 살해하고 시신을 오랫동안 방치했던 아들 이경찰에 붙잡히는 일이 있었죠. 반에서 1,2등을 다투던 우등생 하지만 어머니는 전교 1등도 아닌 전국 1등 서울대 법대만을 강요했습니다.
이 비뚤어진 학벌 지상주의는 결국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끔찍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학업에 대한 지나친 강압으로 발생한 사건 위조해온 성적표가 발각될 것을 두려워한 아들이 잠자던 어머니를 살해했다. 5년 전부터 별거하던 아버지가 어머니와 연락이 되지 않자 이에 의심을 품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8개월간 안방에 방치되어 있었던
그곳의 의뢰를 받고 작업을 했던 잊을 수 없는 기억
현자에서 받은 충격을 잊기 위한 방법이 있나요? 화초를 많이 기르고 텃밭을 가꿔요
그러다 보면 많이 잊히고 다른 데 신경을 쓰지 않게 돼서 화초와 텃밭 가꾸는 게굉장히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현장에서 유가족분들과 여러 일들이 있다던데? 그렇죠 대부분의 유가족분들은 슬픔에 잠긴 채 부모님 유품 잘 정리해달라고 말씀해주시지만 더러는 순서가 잘못된 경우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유품을 정리하다 보면 귀금속이나 통장, 현금 등은 찾아서 전달을 해드리는데 돌아가신 자리를 겨울 이불로 덮어 버리고 신발을 신은 채로 들 어솨 막 뒤지는 거죠
마치 집에 도둑 든 것처럼 애도를 표하기도 전에 일어나는 비상식적인 일들 당연히 그런 것들 은유 족분들이 가져가시는 게 맞지만이 노인네가 금반지가 큰 게 있었는데 어디 갔지? 왜 안 보여
사건이 일어나고 유족을 찾기 까지시간이 많이 걸려요 참다못한 집주인 이경찰에 현장 청소 허가를 부탁했고 문제가 되지 않는 일부만 정리를 허가한 경찰청 소하는 날이 되어서야 들이닥친 유족 재산상속에 불만 형제들 간 소송
그런 거를 볼 때 회의감이 들어요 고인의 유품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그분이... 간암 말리셨어요 독일에 유학 가 있는 따님만 뒷바라지하고 정말 일만 열심히 하셨던 거예요 딸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도 자신이 아픈 내용은 숨겼던 고인 고독사 후 발견된 그의 버킷리스트
다른 건 잘 생각 안 나는데 마지막 것만 생각나더라고요 시집가는 딸아이 눈에 담아 가기
순서대로 적혀있어서 조금 더 오래 살아 계셨다면 마지막 목록을 하실 수 있었을 거어요 3개월 시한부를 받으셨더라고요 약봉지들이 엄청 많아요
근데 그런 약봉지들 중에서도 자세히 보면 마약류라고 쓰여 있어요 노란색으로 시한부 선고에도 딸아이를 그리워만 했던 고인 다른 집인데 그분 도말기 암인가 그랬어요 그런데 살려고 몸부림을 친 거예요 그분은 딱 보니까 상황버섯 하고 차가버섯 덩어리들이 있더라고요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던 흔적이 가득했던 또 다른 고인의 집
광고에서 상담만 해도 뭐를 보내드립니다.라고 하잖아요딸 주려고 보험회사 상담해서 좋지도 않은 것들 다 쌓아 놨어요 그런 사람들 되게 많아요 휴지 부자들 아주...
사건 현장과 유품만 보더라도 고인의 삶을 대충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분의 옷을 정리하다 보면 옷의 사이즈를 알게 되고 신발을 보면 이분 체격이 어느 정도 됐겠구나 청소 중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고인의 생전 모습들
아까우니까 못 쓴 것들이 많아요다 구멍 난 양말들을 꿰매서 신으시고 그래요 새것들 다 놔두고 생전에 아까워서 쓰지 못하면 결국 금세 새것의 의미가 바래지는 것들 그런 것들 이화도 나고 그래요
아끼기만 하다가 세상을 떠난 고인이 떠올라나도 모르게 안타까움이 앞선다.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이 드나요? 소중하다고 생각이 드는 게 아니고요
인생 덧없구나 이렇게 파리 목숨밖에 안 되는구나 정말 애착 있게 삶을 사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근데 그런 분들도 혼자 지내시다 보니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모습들을 보면 참 인생 덧없다.
비가 내리는 날,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들
고독사 현장들 대부분 가보 면온 통 다 술병이거든요
그분들이 할 줄 아는 취미는 아무것도 없어 요술 마시는 것밖에 없어요 우리 주말만 되면 보통 사람들 술 마시러 만나거든요 어디 놀러 가서 그냥 술만 마셔요 술 마시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맥주 한 잔 놓고 한두 시간씩 얘기도 하고 대화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는데 삶에 술이라는 게 꼭 그렇게 많이 개입되어야 하나
술을 좀 줄이고 취미 생활을 하시면 좋겠어요
말씀하신 대로 취미를 하나 갖는다는 것은 꼭 거창하지 않아도 하다못해 집 근처를 산책하는 것도 취미일 수 있거든요
결국 마지막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김새별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중
주관식 문제 : 새끼를 위해 먹이를 물어다가 둥지에 쌓아두는 습성이 있고 머리에 달린 뿔처럼 생긴 깃털이 특징인이 동물은 무엇일까요? 정답 : 부엉이
이곳을 치우며 우연히 알게 된 당신의 이름과 출신 학교, 직장, 생년월일이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그것은 당신에 대한 어떤 진실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집을 치우면 서한 가지 뚜렷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당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향한, 이곳에 남은 자들의 마음입니다."당신은 사랑받던 사람입니다"-김완 <죽은 자의 집 청소> 중
